김성우 박사 칼럼 : 개그맨 유민상과 논리학
대입논술을 비롯한 다양한 논술공부 과정에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제시문을 논증의 형태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논증이란 말 그대로 논리적으로 입증하는 것을 말하며 이 과정을 논리적인 글의 형태로 재구성하면 ‘전제’와 ‘결론’의 형식이 된다. 전제는 논거에 해당하고 결론은 주장에 해당한다. 즉, 논증은 어떤 주장을 두서없이 전달하는 게 아니라 전제(논거)로부터 필연적으로 결론(주장)이 도출되도록 논리적 구성을 갖추어야 한다.
길고 복잡한 논증 형식의 글을 전제와 결론의 형식으로 재구성하지 못하면 저자가 주장하려는 논지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이러한 논리적인 구성을 갖지 못할 때 글은 두서가 없고 그 글을 쓴 사람의 주장이 잘 드러나지 않게 된다. 실제로 우리는 논설위원이 쓰는 신문사설에서도 두서없는 글을 접할 때가 많은데, 아무리 논설위원이라도 논증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구성하는 데 실패하면 이러한 문제점을 드러낼 수 있다.
논증 재구성 공부에 신문사설이나 시사 잡지의 칼럼 등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 방법이 반드시 효과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 언론은 지나치게 정치적 색깔을 앞세우기 때문에 객관적인 논증보다는 주관적인 편견을 드러내는 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 언론사의 사설을 대상으로 평가하면 주요 언론사들의 논술 점수가 그리 높지 않다는 보도도 있었을 정도이다.
오히려 논증훈련에 좋은 재료는 엉뚱한 곳에서 발견되곤 한다. 그 좋은 사례가 개그다. 우리가 즐겨보는 <개그콘서트>나 <코미디빅리그>의 개그 코너들이 논술공부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날까? 곰곰이 생각해본다면, 개그는 ‘남을 웃기려는 목적으로 웃음의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논증과 매우 관련이 있다.
또한 개그는 통찰의 날카로움과 표현의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논술에서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와 융합하고 접목될 가능성이 높다.
필자가 꽤 오래전에 재미있게 본 개그 중에 논증 구조를 설명하기 좋은 사례가 있었다. 그 개그의 주인공이 바로 요즘 개그콘서트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유민상 씨다.
유민상 씨는 신인시절 KBS <폭소클럽>이라는 프로그램의 <마른 인간 연구소>라는 코너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로 <마른 인간 연구소>라는 개그코너가 논증의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 매우 신선했다. 즉, 개그의 내용이 명쾌한 사설이나 칼럼을 보는 듯 전제와 결론의 논리적인 구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우선 아래 유튜브 영상을 통해 <마른 인간 연구소>를 감상해 보자.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는 <마른인간 연구소>의 유일한 영상인 듯하다. 다음 시간에는 <마른 인간 연구소>에 나타난 논증구조를 분석해 보자.
대치동 올인고전학당 김성우 원장